사랑은 이별을 데리고 오데요.

 가슴속에 그대가 슬며시 들어앉은 날부터

 채워지지 않는 그리움과

 명치 끝으로 차오르는 알 수 없는 서러움이

 이별을 예고함을 미처 아지 못했더이다.

 귓가에 소곤대는 감미로운 음성과

 시린 가슴을 쓸어내리는 다정한 손길에도

 불현 듯 떠오르는 아쉬움과

 가슴속을 온전히 그리움으로 채우고 싶은 욕심이

 예고되어진 이별을 눈치채지 못하게하는

 청맹과니가 되게 하더이다.

 입버릇처럼 좋은 사람 만나라 하던 말이

 최소한의 도리인줄을,

 이별의 아픔에 대한 위안인줄을

 미처 아지 못한 못난 까닭이더이다.

 이별 뒤의 아픔에 몸서리치다

 오랜 뒤에 그마저 면역이 되어

 어딘가에서 제 생각이나마 해주려나 하며

 그제야 사랑이 이별을 데리고 온다는 사실을 깨닫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