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아주 가끔은

 길가에 버려둔 흑풍을 끌고

 혼자서는 결코 가지 못할

 자동차 전용 영화관에 가고 싶습니다.

 혹여나 누가 알아볼까

 유리창마다 짙은 선팅을 치대고

 건성으로 앞 뒷바퀴 발로 차보고

 기름도 넉넉히 집어넣고

 조금 연 창틈으로 겨우 손만 내밀어

 마지막  표를 끊고

 맨 뒤에 차를 세운 채

 뒤로 한껏 젖힌 등받이에 쓰러지 듯 누워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으로 종막을 향해 내달리는

 영사기 불빛을 ?아

 몸을 뒤틀면서

 치대는 감정에 온몸을 맡긴 자동차들,

 들썩거리는 감정을 따라

 덩달아 눈물 한 방울 찍어내다

깜박 잠들어

 모두 다 돌아간 새벽이 되어서야

 굳어버린 뼈마디를 우적우적 풀고서

 사랑하는 연인들이 버리고 간

 바퀴자국을 뒤따라 돌아오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