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忘想 2
무쇠마저 녹여버릴 것 같은 계절이
떠날 생각이 없다고 떼를 씁니다.
저만치 다가와 반갑다 손짓하는 그림자
끝없는 목마름을 부르는 계절의 그림자입니다.
그림자의 끈적한 시선을 피해
바보상자 속으로 달아나 보지만
그마저 시들하여
뿌연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방 한 구석을 장식인양 차지하고 있는 소설책을 펼쳐봅니다.
싸한 곰팡이 냄새 사이로 잊어진 여인이
무표정한 얼굴로 책은 돌려줄 필요없다 합니다.
어느 새 성큼 다가온 그림자가 가만히 속삭입니다.
쓸쓸한 계절이라고
누군가의 곁에 있어야 한다고
가슴살을 헤집는 그림자를 피해 장터로 달려가면
오일장 북적대는 사람들에 이리저리 치이다
홀로 남아 바들거리는 강아지 철망에 쪼그리고 앉아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서로 닮은
눈을 한참을 들여다보다 돌아섭니다.
다가온 계절은 누군가의 두려움을 보듬기엔
가난한 시간이 될 것을 잘아는 까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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