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기어이 내게 오려면요.

 내 가슴 속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그리움을 한 아름 안고 오세요.

 아마도 몇 번쯤은 고개를 저을지도 모르지만요.

 그리한다 하여 화를 내면 아니 됩니다.

 쉽게 싫증이 나 마음이 변해도 아니 됩니다

 잦은 변덕과 거절에도 상처받거나

 변하지 않는 넉넉한 가슴으로 오세요.

 몇 번이고 손을 저으면

 기다림 하나쯤 가슴에 살그머니 안겨주고 가세요.

 그때즘엔 매일 오던 걸음을 며칠쯤 걸러 와 보세요.

 전보다 더 화내고 소리치고 내치거든

 그대 가슴 속에 가득한 그리움 중

 하나만 꺼내어 손에 살그머니 쥐어주곤

 다시 온다는 기약없이 가세요.

 그대가 주고 간 그리움이 기다림으로

 변할 때까진 그대 오지 마세요.

 아마도 그리 될 때까진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거예요.

 그대 찾아오지 않아도

 그리움 하나가 둘이 되고 셋이 되어

 헤아릴 수 없이 많아진 그리움을

 가슴에 가득 품고서 그대 찾아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