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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겨울 나들이
『새칠로』2019-05-04 ☞ 최근 미니글 보기 ☞ 랜덤 미니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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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들이

 바람이 분다.

 바람은 북쪽 험한 땅에서

 동구 밖까지 한 달음에 달려왔다.

 바람은 길게 울부짖으며

 망자의 옷을 한겹 두겹 벗어던지고 있다.

 

 눈이 내린다.

 바람은 어느 사이 울타리를 넘어와

 오동 나무 빈가지를 어르고 있다.

 바람이 걸친 옷은 양털같이 부드럽다.

 

 바람이 분다.

 눈이 나린다.

 바람은 긴 여정에 지쳐

 초가지붕에도 담장에도 한길에도,

 온 누리로 너울 너울 떨어져 내린다.

 그 위로 눈부신 햇살이 내려앉아 미끄러지고

 아이들 웃음 소리가 골목을 돌아 멀리 동구

밖으로 내달리고 있다.

 

 긴 방항의 끝자락에 서성이는 나그네,

 아이들 웃음 소리에 이끌려 바람 앞에 섰다.

 아이들은 깊은 물 위에서 저마다 손을 잡고

 바람의 춤을 춘다.

 

 마음은 어느새 물 위를 씽씽 달리지만

 나그네는

 긴 외투, 털모자를 눌러쓴 채 임김을 호호 불며

 얼음의 두께를 헤아릴 뿐

 언제인가 기억되지 않는 날을 떠올리며

 솜털처럼 떨어지는 바람 속에서

 아이들 웃음소리에 취해

 재잘거리던 옛 연인의 은밀한 속삭임으로

 빈 가슴을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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