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늘어진 눈은 아스팔트에 떨구고

 얼굴 가득 파인 고랑 사이로

 고달픈 세월이 흘러넘쳐

 구부정한 등을 타고 내려

 바짝 마른 다리에 기름칠을 합니다.

 스스로 감당해야 할 무게를 넘어선

 수레의 무게에 밀려

 종종 걸음을 쳐도

 멈추어서는 안 되기에

 노인은 자꾸만 떠밀려 갑니다.

 삶의 무게는 계량할 수 없는 것

 수레에 가득 쌓인 고물의 양으로도

 삶의 고난을 어림하지 못해

 노인의 산법은 공치는 날의 고단을 헤아릴 뿐,

 멈추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살아온 경험으로 어렴풋이 짐작할 뿐

 수레가 허리를 짓눌러 주저앉히려 해도

 반동처럼 다리를 내뻗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