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 캐는 아가씨여
한 여름 해는 중천인데
대바구니 가득 나물만 뜯네.
해는 불타고
대지는 끓어올라 바람마저 헉헉 대는데
바구니에 하나 둘 소망이 쌓이네.
지난 겨울
파리한 낮으로 찾아와
들나물 산 약초
깊은 산 얼음장 헤집어
밤을 낮 삼아 다려 모시던
님은,
핏기 얻어 큰 내로 돌아가시고 기약 없네.
쌓이는 나물은 이름도 많아
참 나물, 취나물......
해는 산을 넘고
바구니엔 한숨만 그득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