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는 것이 뭐 대수인가
허공의 긴 침묵 함뿍 담아온 별똥별 받아
말없이 품에 안아
타닥타닥 불사르는 태양의 고요
사계절에 먼 이웃으로 눈인사만 하다가
밤잎 솔잎 감잎 참잎 불쏘시개 하나로 어우러져
소록소록 정을 나누는 부지깽이
태양이 부지깽이의 정점에서 빛나는 것이라면
관솔가지와 섞여 땔감처럼 익어가는
세월이라는 부지깽이는 태양보다 조금 먼저
빛을 떠나보내는 것 아니겠는가
마지막 불티가 한 올 티끌이 되어
어둠별로 날아가 태양의 한 모서리에서
깜박이다 사라지면 아름답지 아니한가
길모퉁이 돌아서며 반쯤 가려진
그대 어깨에 살며시 기대어
귓볼 간지르고 바람에 실려
바람이 된다면 고맙지 아니한가
나이 든다는 것은
태양에게서 신음소리가 살짝 들리고
바람에게도 손이 있어 꼬옥 쥐어볼 수 있다고
그렇게 한번쯤 생각하게 된다는 것 아니겠는가
친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