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회의서 기본자세 질타…김태영 장관에겐 "정신 나갔군"

천안함 침몰 사태로 인해 안보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육군참모총장 출신으로 자유선진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이진삼 의원(부여·청양)이 군(軍) 최고 수뇌부의 기본자세를 강하게 질타해 주목을 받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15기인 이 의원은 지난 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신의 후배인 김태영 국방장관(육사 29기)과 이상의 합동참모의장(육사 30기) 등 장성들을 향해

그는 특히 합동참모의장과 해군참모총장 등이 군번줄을 목에 매지 않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고 강하게 몰아붙여 네이버 등 주요 포털에 관련 기사가 폭주하기도 했다.

이진삼 의원, 30일 국방위 전체회의서 군 수뇌부 기본자세 질타

이 의원은 먼저 평택2함대에서 진행된 장례식에 대해 언급하며 “해병대가 안내를 맡았는데 다들 ‘자세를 보니 군대가 옛날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면서 “분향하는 데 가서 경례하나 절도 있게 하는 장교가 없었다. 전 세계로 방송이 나가고 있는데 장군들의 자세가 안 돼 있다”고 꼬집었다.

다소 군기가 빠진 듯 한 장성들의 경례를 흉내기까지 한 이 의원은 “부동자세는 군인의 기본자세다. 장교들부터 아침, 저녁으로 거울을 놓고 경례 연습을 두 세 번씩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계속해서 이 의원은 해군참모총장과 합동참모의장을 향해 “목에 군번줄은 매고 있나?”라고 물었고 이들로부터 “매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오자 “당신이 전사했을 때 누가 누군지 어떻게 알 수 있나?…나는 군 생활 동안 군번줄을 한 번도 안 맨 적이 없고, 포켓에 손을 넣은 적도 없는 사람”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의 질의 시간이 끝남에 따라 상황이 종료되는 듯 했으나 김학송 국방위원장이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김 위원장이 합동참모의장을 향해 “장성들은 군번줄을 안 하나?”라고 묻자 김태영 국방장관이 나서 “군번줄을 여기서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군번줄은 전시에 가져가야 할 것이지, 국회 질의에 나가면서 군번줄을 안 차는 것은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영 장관 “군번줄은 전시에...” vs 이진삼 의원 “정신 나갔구만”

그러자 이 의원이 다시 마이크를 잡고 “이 시간에 전투에 투입될 지 어떻게 아냐? 장관, 지금 무슨 답변을 하고 있어!”라며 “위에서부터 자세를 바로잡아야 밑에까지 기강이 서는 것”이라고 호통을 쳤다.

김 장관은 다시 “여기서 논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고 이 의원은 “그걸 말이라고 하고 있어? 정신 나갔구만. 그러니까 국민들이 국방부장관을 그렇게 보는 거야. 군복을 입고 군번줄을 안 맨단 말이야?”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처럼 이 의원이 군 수뇌부의 기본자세를 질타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거웠고, 이 의원의 홈페이지는 다운되기까지 했다.

한편 육군규정 168 ‘인식표 관리규정’에 따르면 인식표는 “개인이 항시 휴대하여 전시, 사변, 기타 천재지변 등 돌발적인 사고로 인한 사상자 발생 시 신원확인 및 구조자료로써 활용할 수 있는 인적사항이 표기된 철판의 제식"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육군규정 120 ‘병영생활규정’ 제16조(인식표 및 개인 소지품)와 육군규정 150 ‘신분증 발급 및 군번·인식표 관리규정’ 제22조(관리 및 휴대)에는 “인식표(군번줄)를 목에 걸어 항시 휴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