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엿새째가 되는 날, 박대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사모님~ 안녕하세요? 파랑새 흥신소 박대리입니다.  어젯밤 남편께서

집에 안들어 오셨죠? 어젯밤 확실한 현장을 잡았는데 곧 찾아뵙겠습니다."

전화를 받는 순간, 그동안 ‘혹시나..’ 하는 그녀의 기대가 깨어짐과 동시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현기증과 함께  짧은 시간동안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어지럽히고 온몸은 부들부들 떨리기까지 하였다.

안절부절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현관벨이 울리면서 박대리가 찾아 왔다.

"역시... 사모님께서 염려하셨던 그대로였습니다.

어젯밤 남편께서는 모텔에서 주무셨고, 오늘 아침에는 같이 잔 여자와

부산쪽으로 내려갔으니 아마 오늘도 분명 집에는 안들어 오실 겁니다."

그녀는 박대리가 제대로 한건 잡았다는 듯이

어깨에 힘을 주며 의기양양하게 떠들어 대는 것조차 얄밉게 보였다.

"저어... 사모님 이거 한번 보시겠습니까?

어젯밤 둘이서 지내는 장면을 비디오로 몰래 촬영한 것인데....."

그녀는 정말 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도대체 어떤 여자이길래

남편같은 그런 착한 사람을 꼬실 수 있는가 싶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한번 보자고 하자, 박대리는 자그마한 소형 캠코더를 가방에서 꺼내더니

텔레비전 모니터에 연결하여 재생을 시키는 것이었다.

박대리는 여러사람들의 의뢰를 받으며 이런 현장들을 자주 접해 봤는지

첫 장면부터 아주 또렷이 세심하게 촬영을 한 것 같았다.

드디어 비디오 동영상이 TV화면에서 생생하게 나오는데...

맨 첫장면으로 남편의 차인 흰색 그랜저가 모텔 주차장에 세워진 것이

눈에 들어왔고, 그 다음은 모텔 종업원의 협조로 방안에 몰래 설치된

카메라로 찍은 것이라고 설명하는 남녀의 장면이 나왔다.

남편이 먼저 모텔 룸에 들어오는 장면이 너무도 생생하게 찍혀있었고

뒤따라 들어온 여자가 남편의 윗도리를 벗기더니 목을 끌어안으면서

매달리다시피 하며 찐하게 키스를 하는 장면이 찍혀있었다.

그리고 둘은 누가 먼저라고 할것 없이 옷을 벗었고, 잠시 후 발가벗은

둘은 서로 부둥켜안고서 긴 시간의 키스를 끝낸 후, 욕실로 들어가는지

화면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이었다.

"자~ 여기선 시간이 좀 걸리니 테이프를 앞쪽으로 빨리 감겠습니다."

우쭐대면서 자신만만한 박대리는

혼자서 씩씩거리며 부들부들 떨고있는 그녀의 눈치를 슬금슬금 보면서

바꿔 넣은 테이프를 다시 틀어 주었다.

욕실에서 나온 둘은 이런 곳에 자주 왔던지 곧바로 침대로 올라가지 않고

드라이어로 서로 머리까지 말려주며 여유를 부리더니 여자의 머리카락이

다 마르자 남편은 그 여자를 번쩍 들어 안아서 침대에 눕히는 것이었다.

..... <다음편으로 계속> .....